김은복 목사 목회칼럼|돌잡이는 12살 때 하는 것이다.

사촌 동생이 도원경이라는 중식당을 오픈했다.
축하 겸 솔직히 별 기대 없이 갔다.
짜장면이 짜장면이고, 탕수육이 탕수육이겠거니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정말 맛있었다. 진심이었다. 그래서 더 크게 축하해주고 기대감을 전달해주었다.
봉천역 근처다. 적극 추천한다.

사촌 동생에게 그간의 과정을 들었다.
15년 동안 말도 안 통하는 화교 밑에서 온갖 설움을 당하면서 배웠다고 했다.
역시 믿음은 견딤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 입맛을 잃지 않기 위해서 지금도 절대로 단 것을 먹지 않는다고 했다.
콜라, 초콜릿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또 생겼다. 요리사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것을 유지해 나가는 전문가로서의 사촌 동생이 대단해 보였다.
물었다.
‘언제부터 요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니?’
‘12살 때였죠. 그때부터 집안의 모든 라면은 제가 끓였어요.’

마침 오늘 새벽 말씀은 눅2장이었다.
거기에 보면 12살 때의 소년 예수님의 유일한 기록이 나온다.
요약하자면,
부모들이 소년 예수를 잃어버렸고, 사흘 만에 다시 찾았는데, 그때 예수가 무엇을 했는지를 볼 수 있다.
46절이다.
“사흘 후에 성전에서 만난즉 그가(소년 예수가) 선생들 중에 앉아 그들에게 듣기도 하시며 묻기도 하시니”

나사렛은 깡촌 시골이다.
일 년에 한 번 예루살렘에 오려면 170km가량을 걸어야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예루살렘은 대도시였다.
사춘기의 시골 소년에게 대도시 예루살렘은 온갖 유혹이 가득한 곳이었을 것이다.
흥미로운 곳도 한두 곳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소년 예수는 그 사흘 동안 선생들 중에 앉아서 듣기도 하고 묻기도 하셨다.

그래서 오늘 새벽기도 설교 제목이 ‘돌잡이는 12살 때 하는 거다’였다.

12살의 자녀를 두고 있는가?
정말 유심히 지켜보라.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주로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를.
그리고 힘차게 밀어주라.
돌잡이는 12살 때 하는 것이 맞다.

무작정 학원에 보내서
똑같은 교과서로, 똑같은 시험문제를 풀고, 점수를 매기고, 줄 세우는 것은 제발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