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복 목사 목회칼럼|백종원의 장사이야기

위대한 영성가들의 공통적인 권면이 있다.
영성가니까 기도만 했을까? 아니다. 이렇게 외친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자, 목회에 뛰어들지 말라’

그래서 억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달에 3~4권은 읽는 편이다.
물론 기독교 밖의 책들을 더 많이 본다.
(그런데 소설은 아직도 잘 읽지 못하겠다.)
최근에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백종원이 쓴 <장사이야기>다.
부제가 ‘평생 성장하는 가게를 위하여’다.

비단 요식업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충분히 교회가 배우고 접목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였다.

성경은 비난하지 말라고 한다.
비난과 비판은 다르다.
비난하게 되면 무조건 귀가 닫힌다. 그 사람이 하는 어떤 이야기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면 그에게서 하나도 배우지 못한다.
결국 나만 손해다.
그래서 비난은 나쁘다.
비판은 일단 배우고, 들은 뒤에 하데, 반드시 서로에 대한 존중과 예의안에서 해야 한다.

백종원과 그의 사업과 방송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말들을 나도 알고 듣기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존경한다.

이유는?
살리기 때문이다.
시장 구석에서 전전긍긍하던 사장이 백종원을 만나고 극찬을 받는다.
곧 사람들이 새벽 4시부터 줄을 서는 식당이 된다.
폐업 신고를 앞둔 부부가 눈물을 흘린다.

살면서 나 때문에 살아난 사람들이 많은가?
그게 주님이 기뻐하시는 열매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기가 좋아하고 성공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한다.
그 점이 맘에 쏙 든다.

폐일언하고,
그 책을 밑줄 쳐가면서 정독하고 나름대로 정리했다.
요식업이 아니더라도, 정말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원하면 카톡으로 보내드리겠지만, 읽어 볼 것을 권면해 드린다)

그중의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맛집의 인기가 금방 사그라드는 이유는 음식 맛은 식당을 기억에 남기는 데 있어서 30%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식당의 다른 요소들이 기억으로 남는다. 그것이 바로 소비자의 심리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식당에서 교체가 필요한 부분이나 개선해야 할 문제들은 주인 눈에만 보이지 않는다.”

교회로 적용한다면,
‘교회를 기억함에 있어서 설교는 30%정도 밖에 안된다. 성도들의 심리를 읽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교회에서 개선해야 할 문제들은 목사 눈에만 보이지 않는다.’

한 성도가 예배 후, 이런 말을 건넸다.
‘목사님의 설교가 참 좋습니다. 길지도 않은데, 깊이가 있습니다’
핵심은 깊이일까? 길지도 않은데일까?

나는 길지도 않은데에 방점을 둔다.
유튜브에 쇼츠에 왜 있을까?
지금은 그런 시대다.

그래서 후배 목사들에게 거듭 당부한다.
반드시 해야 할 설교의 원고를 작성하라. 그리고 리허설을 하라.
리허설을 반복하면서 원래 준비했던 설교 원고에서 줄이고 줄이라.
최대 35분을 넘지 않도록 해라.
그 다음부터는 한 얘기의 반복이거나, 푸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시간 이상을 설교하기 시작하면, 결국 귀가 어두운 노인들만 교회에 남을 것이다.

내가 만들어내 원칙이 아니다.
공공연하게 (역시) 책을 통해 전해오는 설교 대가들의 비밀 규칙이다.

인생 만만하지 않다.
그래서 겸손이 필요하고 은혜가 필요하다.
주님과의 관계가 필수인 이유다.
그리고 배우라. 들으라.
주님께서 곳곳에 길을 예비해 두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