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복 목사 목회칼럼|쐐기의 힘

집 앞에 큰 공원을 만드는 공사 중이다.
25년 10월 완공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한껏 된다.
언뜻 보니 거대한 돌들을 정결하게 쌓아 올린다.
폭포 정원이란다. 시원하긴 하겠지만, 꽤 시끄럽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대한 돌들이 겹겹이 쌓이는 것을 보면서, 석공의 지혜가 떠올랐다.
지금이야 포크레인이나 다이너마이트 등을 사용하겠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돌을 떼어냈다.
① 참나무 쐐기(wedge)를 틈새에 박아 놓는다.
② 3일 동안 물을 흠뻑 부어준다.
③ 물을 잔뜩 먹은 쐐기가 부풀어 오른다.
④ 큰 돌이 쩍하고 갈라진다.

십자가가 그런 것이다.
십자가의 은혜가 마귀의 견고한 진을 부수는 쐐기와 같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 십자가의 적용이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쐐기가 되는 것이다.
몽둥이 휘두르며 깨부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상처만 남는다.
그냥 박혀 있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박혀 있으면서 계속 물을 받아야 한다.
물이 뭔가? 은혜다.
은혜를 잔뜩 머금으면 부풀어 오른다.
돌같이 단단한 심령들이 마침내 쩍하고 갈라진다.
마귀의 견고한 진이 무너진다.

두 가지가 중요하다.
① 박혀 있으라
② 계속 물을 받으라

영적인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간단하다.
박혀 있는가를 보면 된다. 쇼핑하듯이 교회를 옮겨 다니는 자들이 있다.
여기가 제일 좋다고 한다. 짧으면 3개월, 길면 1년 뒤, 또 다른 곳이 좋다고 또 옮긴다.
사도 야고보의 시대에도 그런 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렇게 경고한다.
(약1:8) 마치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 같으니 이런 사람은 무엇이든지 주께 얻기를 생각하지 말라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자로다
박혀 있으면, 은혜는 받게 돼 있다. 은혜는 쫓아다니는 것이 아니다.

교회 앞 큰 소나무가 우뚝 서 있다.
우연히 20년 전 사진을 보니 그렇게 높지 않았다.
역시 박혀 있음이 능력이다.
주신 십자가 붙들고 예수님 앞에 박혀 있으라.
마침내 쩍 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